50분 만에 끝난 '이태원 참사' 국회보고…"맹탕, 들러리" 비판

입력 2022-11-01 16:50   수정 2022-11-01 21:1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1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놓고 ‘맹탕’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행정안전부 장관 등으로부터 간략한 현안 보고만 받은 채 별도 질의를 받지 않으면서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는 자신의 발언을 놓고 여야에서 비판이 나온 데 대해 이틀 만에 사과를 내놨다. 또 “사고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대형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혼신의 힘과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여러분께 드린다”고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국민께 관계기관장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경찰은 이번 사고를 통해 국민 안전에 대한 무한 책임을 다시 한번 통감하면서 앞으로 이와 같은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각 기관으로부터 이태원 사고와 관련한 현안 보고를 받기 위해 마련됐다. 여야 간사들은 정부의 사고 수습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질의는 따로 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회의 도중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의사진행발언 요구가 거부당하자 “국회가 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가만히 조용히 추모만 하라는 윤석열 정부의 방침에 행안위가 들러리 서는 것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며 고함을 쳤다. 또 “이렇게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어디 있나. 이것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있으라는 것이다”라고도 비판했다.

이 장관의 현안 보고 이후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도 질의를 요청하며 장내에 소란이 일었다. 문 의원은 “지금 나온 내용 중에 모르는 게 뭐가 있냐”며 질의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채익 행안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 합의한 내용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 장관의 보고가 너무 평이했다. 사고가 왜 났는가, 어떻게 진행 중인가, 이런 계획을 갖겠다. 정도는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며 “행안위가 다음 주에 현안 질의를 통해 국민에게 명명백백히 밝히고 향후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대책을 반드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에서 강하게 질의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국민의힘 쪽에서 ‘그렇게 하면 회의를 열지 않겠다’는 조건을 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50여분 만에 전체회의 산회를 선포하며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고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행안위 다음 전체회의는 예산안이 상정되는 10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전날 사상자 지원책 등을 발표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도 ‘질문패씽’으로 논란이 됐다. 행안위는 브리핑 전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다수 취합해 놓고도 사전 질문들을 생략하고 브리핑을 종료하려다 거센 항의를 받았다. 브리핑에서는 “잘 모르겠다”, “처음 듣는다” 등 답변도 다수 나왔다. 김성호 본부장은 “질문이 나온 것은 다 소화를 해야 되는 것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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